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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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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현숙
댓글 0건 조회 20,882회 작성일 10-06-0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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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각자 특유의 냄새가 있다.
쓰는 비누와 삼푸 그리고 화장품 등으로 자신의 냄새를 만들어 간다.
나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
가끔 가뭄에 콩 나듯 분칠을 하긴 하지만 말마따나 아주 가끔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인공적인 냄새는 거의 없는 편이다.
동물들은 애써 자신의 냄새를 여기 저기 묻히면서 자기 만의 냄새를 풍긴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사람은 자신의 냄새를 애써 씻어내고 다른 냄새로 자신을 포장 한다.
그래서 사람을 별종이라 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포장하는 냄새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가끔 향기가 예사롭지 않은 사람을 만난다.
흔한 냄새가 아닌 좀 향기롭고 가끔은 달콤하기도 한 냄새
질 좋은 향수일 가능성이 높은데 향수에 문외한이다 보니 그저 그 향기가 좋구나
정도에서 예사롭지 않은 향기에 잠시 마음을 뺏기기도 한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냄새는 아기들의 젖내이다.
젖 먹이 동생을 본 아이의 몸에서 풍기는 옅은 젖내....아기 냄새.
얼마전 까지만 해도 젖내를 달고 오던 아이에게서
젖내가 나지 않는다. 동생이 돌을 넘기고 나니 솔솔 풍기던 젖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엄마 품에서 젖을 먹고 있는 아이에게서 나는 젖내
이 냄새야 말로 전혀 인공적이지 않은 순수한 사람 냄새라고 나는 여긴다.

좋아하는 사림의 냄새는 그것이 비록 땀냄새라 해도 싫지 않다고 한다.
얼마를 씻지 않아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만 아니라면
사람 냄새가 그리 나쁜 냄새는 아닌 것 같다.

숙녀가 되어가는 아이에게서 낯선 향기가 난다.
대학을 가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일주일에 한번 집으로 오는 아이에게서 예전에 나던 약간 꼬릿하고 덤덤한
냄새가 아닌 만들어진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입시 공부할 때는 아침 일찍 나가 밤 늦게 들어오니라
가끔은 이놈이 여자 맞나? 싶을 정도로 쩐 냄새가 나 어미인 나도 흡!!했던 적이 있었는데
요것 저것 화장품을 사고 그러더니 제법 여자 냄새가 난다.
나에게는 없는 냄새이다
내게 아이가 젖내를 풍기던 시절이 있었고
씻겨 파우더를 발라놓으면 분냄새를 풍기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 숙녀가 되어가며 그런 냄새와는 다른 향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인공적인 향내가 내 아이의 냄새를 입으니 그것도 조금 달콤하게 여겨진다.
여자냄새....아이에게서 나는 낯선 냄새다.
아이는 요즘 화장품 사는 재미에 빠져있는 것 같다.
각종 샾의 할인 쿠폰을 갖고 다니면서 어디는 뭐가 좋고 어디는 뭐가 좋고.....
골라 사는 재미를 누리고 있다.
나는 거의 화장을 하지 않아 밋밋한 냄새를 풍기는 사람인데
아이는 나와 좀 다르다.
하긴 여자면 밋밋한 사람 냄새보다 만들어진 향기라 할지라도
좋은 냄새를 풍기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그러나 내가 아이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자신의 외모를 가꾸며
풍기는 향기도 나쁘지 않겠지만
굳이 그런 향기로 자신을 포장하지 않아도
이 아이 자체가 향기나는 사람이어서 누구를 만나도
좋은 사람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요즘 바깥엘 나가면 각종 향기가 넘쳐나 마음이 행복해 진다.
각종 꽃들이 풍기는 향기가 만들어진 향기에서 느낄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나는 내 아아가 바로 이런 사람이었으면 한다.
아이가 있는 곳마다 행복한 향기를 풍기는 그런 사람
눈이 확 띌 만큼 화려한 향기가 아닌 그저 잔잔한 미소로
향기를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길 바라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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